모실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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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과 이야기가 있는 증도 모실 길(42.7km)
가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가 길(路: 길로, road)을 만든다. 산길, 들길은 물론 바닷길, 갯벌길, 하늘길까지도 인간은 길을 내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의 역사는 곧 길의 역사라고도 말할 수 있다. 동의보감의 저자인 허준은 70세 노인의 하체는 40%가 약하다고 했으며, 약보보다 식보가 낫고, 식보보다 행보가 낫다고 했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약이나 음식보다 좋은 것은 걷는 것이라는 말이다. 정약용 역시 걷는 것은 청복, 즉 “맑은 즐거움이다”라고 극찬하였다. 걷기처럼, 좋은 운동이 없기 때문이다.

증도는 무안군 해제에서 육지로 이어진 신안군의 지도→송도→하탑도→원달도→사옥도라는 옛 여러 섬들을 통과해서 차량으로 쉽게 통행할 수 있는 다리가 놓인 섬이다. 하지만, 섬과 섬을 오갈 때는 무더위를 견디거나 추위에 떨면서도 물때를 맞추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리면서 목숨 걸고 바다와 갯벌을 건넜던, 섬사람들의 애환이 서린 노두길(섬과 섬, 징검다리식 나루터)이 있다. 신비의 바닷길도 있고, 둑길(제방길), 논길, 밭길 등 섬사람들의 억척스런 삶과 애환, 풍경, 문화를 지닌, 추억의 길이 많다.

신안군 도서 복음의 선구자 문준경 전도사께서 쉴 새 없이 거닐었던, 복음 전도의 길이자 고행의 길인 갯벌 위의 돌 징검다리 길(광암 노두길과 돌마지 노두길: 시멘트 포장 차량 소통 길이 아님)은 지금도 그 형태가 잘 보존되어 있다.(추천: 성지순례 코스) 도시의 시끄럽고 번잡함을 피해서 조급한 마음을 잠시 비워두고 증도의 모실 길을 찾아 섬 특유의 독특한 매력에 흠뻑 빠져보자. 산책하듯 해안선을 따라 자연과 더불어 거북이처럼 쉬엄쉬엄 걷다 보면, 행복감이 느껴지고, 답답한 마음이 치유될 것이다.

모실이란? 전라도 방언으로 이웃집이나 이웃 동네에 놀러 가는 일 또는 마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모실 길은 증도 사람들이 마실(마을)을 다니거나 바다와 갯벌을 오가던 길로 증도대교(증도 방향) 입구 구분포마을 초입 길에서 출발하여 해안선을 따라 증도 전체를 한 바퀴 일주하는 약 42.7km의 외곽길이며, 어디에서 출발해도 시작점이 곧 종착점이 되는, 문화생태탐방로이다. 낙조와 기암괴석, 모래 해변, 해송(곰솔), 광활한 갯벌, 지주식 돌김 생산지, 염전 등 아름다운 해변 경관을 살펴볼 수 있다.

2009년 11월 국토해양부 주관 바닷가 생태탐방로 시범사업지구로 전남 신안군의 증도와 충남 서천군이 선정돼, 신안군에서는 슬로시티 증도의 느림을 즐길 수 있는 섬 일주 슬로 걷기 코스인 모실 길을 당초 11개 코스에서 5개 구간으로 조성한데 이어서, 2010년 5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역사자원을 독특한 스토리로 엮어 국내외 탐방객들이 배우고 느끼거나 체험할 수 있는 걷기 중심의 길인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로 증도의 모실 길을 선정하여 지역 특성을 살려 조성했다.

전라남도 최초의 해양 휴양지로 개발된 아름다운 섬 증도 해변의 숨은 비경과 풍광을 찾아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한 박자 느리게 걸으며 체험하는 모실 길 도보여행은 마음이 편안해지고 오감을 만족하게 해 평생동안 잊지 못할 색다른 추억을 안겨 줄 것이다. 섬의 의미는 사면이 물로 둘러싸인 작은 육지, 이를 풀이하면, 島(섬도)는 섬(island)을 나타내기 위해 새 조(鳥)와 뫼 산(山)을 합쳐놓은 것으로 鳥의 네 점은 편의상 생략하였다. 먼바다를 날아가던 새가 지친 날개를 접어 쉴 수 있는 산이 바로 섬이다.

제아무리 소중한 자원이 바로 눈앞에 놓여 있더라도 그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는 마음의 눈을 뜨지 못하면 끝끝내 보이지 않는다. 최소 1박 2일 이상의 트레킹 일정을 통해서 자연을 몸으로 느끼고, 건강과 행복도 채우는, 일거양득의 의미 있는 여행을 즐기자. 증도는 2007년 12월 1일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Slow City)로 지정되어,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서로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자전거 섬, 별 헤는 섬, 금연의 섬, 친환경 농업 및 유기농의 섬, 친환경 세제를 사용하는 섬 등의 정책을 추진해 가고 있다.

모실 길은 사철 녹음 짙은 침엽수 숲길인 천년의 숲길과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광, 은빛 백사장 그리고 광활한 갯벌, 해 질 녘의 환상적인 서해 낙조를 감상하면서 걷는 다양한 섬 문화와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길이며, 기암괴석의 숨은 매력과 풍광이 한데 어우러져 설렘과 상쾌함이 있고 아름다운 자연을 몸으로 체험하는 매혹적인 힐링의 길인 증도 모실 길을 느리게 느리게 천천히 자신을 돌아보며 걷기 시작하여 그 길 끝자락에서 뒤를 돌아다 보았을 때 지난날 걸어온 발자취가 부끄럽지 않아야 하겠다.

제1코스(노을이 아름다운 사색의 길)
노을이 아름다운 사색의 길은 증도대교 입구에서 시작하여, 신안해저유물발굴기념비가 설치된 서쪽 사적지까지의 임도 코스로, 드넓은 갯벌을 바라보며 걷는 비좁은 아스팔트 길 끝 지점에 구분포마을이 나타나며, 이 마을 뒤편의 급경사로를 올라 호젓하고 적막한 산중 같은 외딴 산길(임도)을 걷게 되는데, 늦가을에는 비포장 도로변 억새풀이 흐드러져 운치를 더하며,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염산마을이 내려다보이고, 계속해서 구불구불한 산길을 한참 걷다보면 작은 어장항 나룻구지 선착장이 나타난다.

이어서 섬으로 막혀 있어서 마치 바다 호수를 연상하는 곳에 수백 척 배가 정박하면 목넹기 파시가 열리고 주막에서는 기생들과 뱃사람들이 어울리던 곳이며, 낙조 시간에 맞춰 잔등을 넘으면 순간 점점이 떠 있는 무인도와 한가로운 고깃배가 어울려 광활한 서해 수평선 너머 붉게 물든 황금빛 낙조가 극치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환상적인 증도 해안관광 일주 코스로 노을 쉼터를 지나 갯바위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내·외갈도, 대·소단도 그리고 무인 등대와 기암괴석이 멋스러운 풍광을 연출하는 명소이다.

탐방코스: 증도대교 입구-구분포마을-방축 나룻구지-하트해변-노을쉼터-해저유물발굴기념비
탐방거리: 약 10.00km
소요시간: 약 3시간

제2코스(보물선, 순교자 발자취 길)
보물선, 순교자 발자취 길은 신안해저유물발굴기념비에서 검산·오산마을 그리고 문준경 전도사 순교지를 거쳐 짱뚱어다리까지 주로 포장된 도로 코스이며, 소단도 위 트레져아일랜드(도자기전시관 입장료 1,000원, 회 식사, 카페 이용 시 무료), 기암괴석, 만들 독살, 신비의 바닷길, 건간망 그리고 여객선이 드나들던 증도 제1 검산항(어장항: 고깃배 입·출항)으로 가는 해안도로에서 다도해의 절경을 바라볼 수 있고, 상정봉 정상에서 우전해수욕장을 내려다보면 한반도 모습의 사구 해송 숲이 펼쳐져 있다.

상정봉 정상 주변에 문준경 전도사가 기도드렸던 기도 바위가 있고, 내려오는 길은 문준경 전도사께서 증도 최초로 교회를 세워 약 18년 사역하시다 순교하신 순교자교회인 증동리교회가 있으며 증동리교회에는 옛 교회와 순교비, 자체 순교기념관, 그 당시 사용했던 종 등 순교역사와 흔적들을 접할 수 있고, 증동리교회와 가까운 거리에 문준경 전도사 순교를 기념하는 순교기념관과 솔무등 공원길 순교지에 묘소가 있으며 증동리교회에서 세운 최초의 순교비와 순교기념사업회에서 확대 설치한 비가 있다.

탐방코스: 신안해저유물발굴기념비-검산항-검산마을-오산마을-상정봉-증동리교회-순교기념관-순교지-짱뚱어다리
탐방거리: 약 7.00km
소요시간: 약 2시간

제3코스(천년의 숲길)
짱뚱어다리와 한반도 속 또 하나의 작은 한반도를 이룬, 해송 숲 길인 천년의 숲길은 증도 필수관광지 짱뚱어다리에서 출발하여 철재 목교와 해변 모래 숲길을 통과해서 신안갯벌박물관/슬로시티센터(엘도라도리조트)까지 이어진 증도 도보여행 추천코스로, 만조 때 짱뚱어다리를 건너면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 들고, 따뜻한 계절 간조 때 다리 위에서 갯벌생물을 직접 관찰할 수 있으며, 특히, 도요새, 물때새, 짱뚱어, 남방짱뚱어, 말뚝망둥어, 칠게, 붉은발농게, 흰발농게 등 생태계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된다.

푸른 해송 숲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진 4㎞ 이상의 드넓은 은빛 백사장은 파란 바다와 숲의 정취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으며, 염생식물, 새소리, 풀벌레소리, 음이온을 발생하는 파도소리, 수평선에 걸쳐 점점이 떠 있는 무인도들, 해송 숲 사이로 감상하는 서해 낙조와 환상적인 오메가 일몰, 바닷냄새, 곰솔향기, 피톤치드 등 자연에너지가 넘쳐나는 소나무 숲길을 폭신폭신한 모래와 솔잎을 밟으며 누구나 부담없이 여유를 즐기고, 슬로시티라는 이름처럼 느림의 미학을 체험하는 건강의 길, 보약의 길이다.

탐방코스: 짱뚱어다리-짱뚱어 해변-천년의 숲길(철학의 길+망각의 길)-신안갯벌센터/슬로시티센터(카페테리아)
탐방거리: 약 4.60km
소요시간: 약 1시간 30분

제4코스(갯벌공원 길)
갯벌공원 길은 신안갯벌박물관/슬로시티센터에서 출발하여 노두를 건너 화도를 외각으로 한 바퀴 돌아 나오는 생태탐방 코스로, 바닷물이 만조가 되었을 때 화도(花島)를 바라보면 수많은 무인도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마치 물 위에 띄워 놓은 꽃봉오리같이 아름다운 모습을 이루며, 화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때를 맞춰야만 하는데 해수면 높이가 3m 90㎝ 이하인 썰물 때 덕정마을 바닷가(대술웅도: 술웅섬)에서 화도로 증도의 가장 자랑거리인 광활한 갯벌을 가로질러 특색있는 노두를 통과하게 된다.

화도 사람들의 애환을 간진한 전체 길이 1,200m인 화도 노두는 썰물 때가 되면 지평선과 같은 광활한 갯벌이 드러나는 곳으로 이곳 갯벌은 국내 최초 갯벌도립공원(2008. 6. 5),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2009. 5. 26), 갯벌습지보호지역(2010. 1. 29), 람사르갯벌습지(2011. 9. 1), 유네스코세계자연유산(2021. 9. 7)으로 지정되었으며, 야생 조류와 갯벌생물을 관찰할 수 있고, 해질 무렵 주변 바닷속 무인도를 바라보는 풍광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며, TV 드라마 고맙습니다 촬영지를 둘러볼 수 있다.

탐방코스: 신안갯벌센터/슬로시티센터-우전마을-덕정마을-고맙습니다 촬영지-화도마을-화도 노둣길
탐방거리: 약 10.30km
소요시간: 약 3시간

제5코스(천일염 길)
천일염 길은 화도 노두에서 갈대 군락지와 태평염전(소금밭낙조전망대 등)을 거쳐 모실 길 출발지인 증도대교에 이르는 코스로, 돌마지마을을 통과한 후, 태평염전 2~3공구 사이의 갈대 군락지와 소금밭 증발지에 기르고 있는 함초 재배단지, 태양광발전소, 단일 면적, 국내 최대 넓이의 태평염전(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360호)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소금밭낙조전망대와 돌로 벽체를 세워 지은 석조 소금창고를 다시 개조해서 꾸민, 소금박물관(등록문화재 361호)이 있다.

계속해서 염생식물원(11만㎡의 염전 하구 습지)의 생태 탐방로인 목재데크 길을 이동하면서 따뜻한 계절에 갯골을 내려다보면 청정갯벌에서만 사는, 짱뚱어·말뚝망둥어와 농게·칠게·갯비틀이고둥·댕가리 등 갯벌생물도 관찰할 수 있고, 염생습지에서 온통 은빛 비늘 휘날리는 삐비꽃과 각종 염생식물들이 자생하는 군락지도 살펴볼 수 있고, 염전체험장(대파질, 수차 돌리기)을 거쳐 개인염전인 곡도염전 옆 해변 길을 마지막으로 모실 길 전체를 한 바퀴 회전하여 처음 출발지인 원점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탐방코스: 화도 노두-돌마지마을-갈대 군락지-태평염전(3공구)-소금밭낙조전망대-소금박물관-염생식물원-증도대교
탐방거리: 약 10.80km
소요시간: 약 3시간

주의사항:
- 인화물질 소지 금지(금연의 섬), 산나물 채취 금지, 쓰레기 투기 금지
- 길을 잃을 수 있으므로 연락처 숙지(증도 토박이 해설가 이종화 010-3644-8882)
- 식수, 관광안내도 지참(휴대폰: 나침판 어플, 고도 어플 설치, 입구 산림욕장 안내도 촬영)
- 물때 숙지: 사리인 밀물 때는 노두 위 해수가 세차게 올라오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함

모실길 이용문의: 전남 신안군 증도면사무소 061-240-3521
짱뚱어해수욕장 푸드트럭: 미자네집 김미자 010-2691-3217
카페테리아: 쉼표 061-275-8388, 010-3619-8388(함초 발효 효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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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소속 문화관광해설가 이종화 010-3818-8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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