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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1   신안군화 해당화 2012/2/18 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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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순정의 꽃, 해당화의 섬 증도(신안군 군화)
500여 개 해변이 있고 1,004개의 섬이 있는 천사의 섬 신안군과 하나 된 꽃, 점점이 떠 있는 무인도처럼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신안군의 군 꽃 해당화는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활엽관목으로 사할린·만주 남쪽 지방·우스리·캄차카·알래스카와 우리나라 곳곳에 이름처럼 염기가 있는 해변 모래땅이나 바닷가 산기슭에서 무리 지어 서식한다. 꽃과 열매도 매우 아름답고 특유의 진한 향기를 지니고 있어서 정원에 관상용으로 흔히 심는데, 생육환경은 물 빠짐이 좋고 햇볕을 많이 받는 곳에서 잘 자란다.

높이 약 1.5m 정도 자라는 나무줄기에 날카로운 암갈색 가시와 가시 털, 융털 등이 촘촘히 나 있고, 가지를 많이 치며, 뿌리에서 많은 줄기가 나와 큰 군집을 형성한다. 잎은 두텁고 주름이 있으며, 표면에는 광택이 있고, 뒷면에 잔털이 많다. 5∼9개의 잔잎이 어긋나게 나 있는 홀수깃꼴겹잎이며, 타원형의 가장자리 끝에는 톱니가 있다. 꽃은 5∼7월에 피고 가지 끝에서 1∼3개씩 달리며, 홍색과 흰색이 있고, 둥글납작한 열매는 7~8월경 붉은 황색으로 익으며, 윤기가 나고 끝에 꽃받침 조각이 있다.

낙엽이 지는 키 작은 나무인 해당화는 바닷가나 섬지방이 연상될 만큼 여름 해변의 매력을 듬뿍 지닌 고결하고 향기로운 꽃으로, 서양장미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전에는 들장미라 하여 찔레꽃과 함께 장미꽃을 대신했었다. 그러나 우리가 정원에 심는 장미는 수많은 야생장미들을 서로 피를 섞고 선발하여 만든 원예품종들이고 우리나라 야생장미 가운데 들이나 산에 핀 장미라면 당연히 찔레꽃을 말하지만, 해변에 피는 장미라면 누가 뭐래도 식물학적으로 장미와 한 집안인 해당화를 꼽을 수 있다.

해당화(Rosa rugosa)와 흰 해당화(Rosa rugosa Alba)의 일반명은 영어로 Rugosa Rose, Japanese Rose, 또는 Ramanas Rose라고 한다. 학명 중에 Rosa는 켈트어 Rhod에서 유래된 말로서 붉다는 뜻이며, Rugosa는 주름이 있다는 뜻으로 꽃이 붉게 피고 잎에 주름이 진데서 연유한듯하며, 로사란 단어가 라틴어와 스페인어에서 장미(로즈/Rose)를 뜻하는 것이니, 외국에서도 그 꽃이 장미와 비슷하다고 봤던 것 같다. 일본사람들은 바닷가에 나는 배라 하여 대부분 하마나스라고 부른다.

일본에서 해당이란 다른 식물을 말하며, 해당화를 하마나시(浜梨) 또는 하마나스(浜茄子)라고도 부르는데, 일본말로 하마(浜)란 해변 혹은 바닷가 모래밭이란 뜻이며, 나시(梨)는 배, 나스(茄子)는 가지라는 말이다. 열매의 모양과 맛이 배와 비슷해서 바닷가 모래밭의 배라 하여 하마나시라 했고, 일본 동북지방에서는 시를 스로 발음하기 때문에 그와 같이 불렀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지금은 길게 열리는 가지를 재배하지만 오래전에는 둥근 가지를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어서 그렇게 불렀다 한다.

해당화에 가장 가까운 인연을 가진 꽃은 찔레꽃이다. 가시덤불 속에서 향기로 말을 건네 오는 찔레꽃은 육지에서는 하얗게 핀다. 우리 대중가요에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이라고 표현한 찔레꽃도 해당화를 잘못 표기한 것이라 한다.(설명 생략) 그런데 들장미(해당화)를 영어로 스윗브라이어(sweetbrier 혹은 sweetbriar)라 하며, 브라이어(brier/briar)는 바로 찔레꽃을 의미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찔레꽃은 아니지만, 잔가시가 많아서 영어에서도 이러한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해당화나무는 나뭇잎이 얇으며 주름도 많지 않고 줄기에 털이 없거나 작고 짧으며 꽃과 열매도 작은 것을 개해당화, 꽃잎이 많고 겹(겹꽃)인 것을 겹해당화 또는 만첩해당화, 나뭇가지에 가시가 거의 없고 잔잎이 작으며 좁고 잎에 주름이 적은 것을 민해당화,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해당화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꽃이 봉오리 질 때 모습이 붓을 닮아 필두화 또는 열매를 매괴(해당)라하며 붉은 옥돌과 같아 매자와 괴자 둘 다 붉은 옥을 의미하는 한자고, 꽃잎 술을 매괴주라하며, 차는 매괴차라 한다.

해당화와 유사한 장미과 나무는 인가목(산해당화)과 통합된 생열귀(긴생열귀·민생열귀·흰생열귀)가 있고, 인가목, 붉은인가목, 흰인가목이 있으며, 돌가시나무와 중국 원산의 노랑해당화도 있다. 스위스에서는 생열귀와 인가목을 알프스 산록에 피는 장미를 뜻하는 알핀로제(Alpin Rose) 또는 알프스의 장미라 부르고 있고, 학명으로는 진달래과에 속한다. 해당화보다는 가시가 작으며 키가 큰 덩굴이다. 꽃은 장미와 마찬가지로 새순 끝에서 피어나며 열매는 해당화와는 달리 홀쭉하며 긴 편이다.

해당화의 원산지는 중국이 아니라 신라국에서 불원천리 중국 땅을 찾아 뿌리내린 꽃나무라고 전해지며, 당나라 중엽까지만 해도 중국사람들은 대부분 해당화를 모르고 있었으나 이후 중국에 식재되면서 해당화(海棠花)를 바다에 피는 당(棠) 꽃이라 불렀는데 훈몽자회에 의하면 아가위의 흰 것을 당(棠)이라 하였고, 옥편에 따라서 당(棠)을 아가위(산사나무의 옛말)라고 기록하고 있다. 해당화의 당(棠)자는 원래, 집 당(堂)자로 쓰였는데, 전설에 관련된 처녀를 위하여 옷(衣)을 입힌 것이라 한다.

해당화가 중국에서 거론된 것은 당명황(현종)과 양귀비에 대한 이야기다. 당나라 개원 년간의 어느 봄날 당명황이 심향정에 올라 새봄을 즐기며 왕비인 양귀비를 불렀다. 당시 양귀비는 술을 깨지 못한 채 잠자리에서 자고 있었는데, 황제의 부름이라 시녀들의 부추김을 받으면서 황제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남아 있는 취기로 인해 발그스레 홍조를 띤 양귀비의 백옥같이 흰 볼을 당명황이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다 웃으면서 “이는 왕비가 취한 것이 아니고 해당화가 잠에서 덜 깬 것이니라!”라고 했다.

당나라의 6대 황제 당명황은 무혜비가 죽자 후궁 후보로 3,000명의 아리따운 미녀들이 줄을 섰으나 18번째 왕자(수왕 이모)의 부인이었고 자신의 며느리였던 절세미인 양귀비(양옥환: 22세, 35세 연하)를 궁내로 끌어들인 뒤 6년 만에 정식 귀비(후궁에게 내리던 가장 높은 내직)에 책봉하고, 사랑을 불태웠던 이야기의 연대나 다른 기록으로 보아 신라국에서 가져다가 심은 해당화는 궁중에 심어져 황제의 관상용으로 활용됐으며, 명문가나 귀족들이 조금씩 심었고 일반인에게는 귀한 나무였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중국의 황제도 양귀비를 해당화와 비교하였음을 알 수 있고 해당화에 미인의 잠결이라는 꽃말이 생겨났으며, 잠자는 꽃 수화라는 애칭도 붙게 되었다고 한다. 갓 깨어나서 아직 잠을 더 청하고 싶은 하늘하늘 가냘픈 여인의 용모를 해당화와 비교하여 의인화한 것이다. 미인의 아름다움은 깊은 잠에서 깨어나 눈을 비비면서 반각반수의 모습을 보일 때가 더욱 돋보인다. 해당수미족(海棠睡未足)이란 이것을 표현한 말이다. 그래서 지금도 시인들은 해당화와 관련된 시를 쓴다.

척박한 모래땅에 뿌리 박고 멀리 바다 향해 꽃을 피우는 모습을 시로 표현한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 진다고 설워 말며, 잎 핀다고 싫어 말라/ 향기로운 밤 안개 짙어, 아침 이슬 무겁고, 해당화는 담장 밑에서 홀로 눈물짓누나/ 봄이 기우니 온갖 꽃 다 시들고, 새빨간 해당화만 홀로 남았네/ 해당화마저 시들어 버리면 봄은 어디에서도 다시 볼 수 없겠지/ 명사십리 고운 모래밭에 자랑스런 자태로 피어 야무진 눈빛으로 넌 유난히 불타오르고 있었지” 등 시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기도 하다.

서울시의 22배 면적(바다 면적 포함)인 신안군은 마지막 4 빙하기를 거치면서 약 1만 5,000년 장구한 세월 동안 한반도와 중국 양자강(양쯔강/장강)과 황하강(황허강: 진흙 토사량 1년 약 13억 8,000만 톤 서해로 유입) 등 주로 두 나라의 강에서 흘러내린 토사와 파도에 깎여나간 미세 자갈들이 조류에 의해 우리나라 서쪽 해변으로 밀려오거나 뭍에서는 바람을 타고 날아와서 형성된 크고 작은 해수욕장을 신안군은 500여 개나 품고 있으며, 모래와 어우러진 리아스식 해변으로 이루어져 있다.

증도 바로 옆에 있는 섬 임자도에 국내 최대 크기의 명사 30리(12㎞) 대광해수욕장이 있고, 증도에 47개의 해수욕장이 있으며, 그중 명사십리(4㎞ 이상) 우전·짱뚱어해수욕장은 한반도 모습 사구 해송 숲을 끼고 있어 파도소리·새소리·풀벌레 소리 등 자연을 벗 삼아 맑은 공기 마시면서 넓디넓은 바다(수평선)를 조망하며 숲길을 걸으면, 모래 입자가 잘고 고운 은빛 해변 곳곳에 뿌리를 묻고 사는 염생식물 해당화가 흰 모래 빛과 대조를 이루며 노을 지는 서해 낙조와 어울려 더욱 붉은빛을 더한다.

1896년 2월 3일 신설된 지도군 최초의 오횡묵 군수님께서 증도 시찰 내용을 작성해 놓은 정무일기에 “해당화가 바야흐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 명사십리(우전도·짱뚱어해변)를 온통 덮고 있었다. 명사십리 드넓은 모래밭을 해당화가 덮고 있었는데 잠시 후 바람이 일자, 이를 타고 해당화의 향기가 코에 와 닿으니 옛말에 해당화는 본래 향기가 없다는 말은 심히 틀린 말이라 하겠다”고 기록한 일기 내용을 보더라도 증도는 곳곳에 사구 해변이 많아 해당화 꽃에서 매혹적인 향을 뿜어내는 섬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증도가 아름다운 섬으로 알려지면서부터 외지인들이 찾아와 해당화를 약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마구잡이로 캐가거나, 난개발과 사구 해안 훼손으로 인해서 군락지가 사라져 가고 있다. 일본 시인 이시카와라는 희귀종이 되어가는 해당화를 보고 “바다내음 가득한 서쪽 명사십리, 해당화야 해당화야, 올해도 피었는가, 올해도 피었는가”라는 시를 썼다. 눈앞의 욕심으로 인해 해당화 곱게 피는 섬마을의 바닷가는 오늘도 아름다움과 향기로움을 잃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증도 사람들이 도로 옆에 심고 가꾸면서부터 다시금 그 화려했던 자태를 섬 곳곳에서 드러내 보이기 시작한 해당화, 뭇 사내들의 접근조차도 거부하듯 촘촘한 가시로 무장한 기다림과 한(恨)의 상징인 해당화는 1970년대를 풍미하던 가수 이미자씨의 섬마을 선생님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총각 선생님을 사모했던 수줍음 타는 열아홉 섬 처녀의 애틋한 마음을 고이고이 간직한 채 시간마저 걸음을 늦추어 가는 슬로시티의 고향 증도 해변에서 오늘도 갯바람에 묻어올 바다가 들려주는 소식을 기다린다.

공지 및 주의사항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도로변에 심어 놓은 해당화 열매마저 따가는 사람들 벌 받으실 거예요.
증도에서 신안군 군화인 해당화를 채취하거나 해당화 열매를 따가다가 발각되면 즉각 고발 조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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